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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 사리아] 사리아로 가는 길해외 2025. 2. 3. 12:42
사리아로 가기위해 차마르틴역에서 7시 15분 기차를 타려면 지하철은 첫차를 타야겠다 싶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일어나기로 한 약속시간보다 일찍 깬 우리는 사리아로 출발하기 위해 부지런을 떨었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에 체크아웃을 하고 인증샷을 찍고 지하철로 향했다.
솔sol 역에서 무려 차마르틴Chamartín역 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
지하철로는 하늘색1번 노선 12정거장 / 20분소요되고,
급행열차로는 2정거장 10분소요로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기차를 타고 오랫동안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렌페 renfe를 기다리면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하기로 했다.
캐리어와 큰짐은 사리아에 도착해서 산티아고로 보낼 짐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앞날을 예상하지 못했다.
스페인에서는 아침식사(=desayuno) 세트메뉴가 있는데
보통은 커피+오렌지주스+크로와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아침식사 메뉴에 크로와상을 하나 더해 같이 먹기로 했다.
도착해서 아침을 먹을때만 해도 기차의 플랫폼이 정해지지 않아 카페앞에서 여유롭게 먹고 있었는데,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을 듣고보니, 우리가 있는곳과 플랫폼이 생각보다 멀리있었다.
이때부터 아마 혼돈의 사리아행이 시작된듯 싶다.
허겁지겁 남은 빵을 입에 넣고,
가방을 매고, 캐리어를 끌고 뛰기 시작.
나중에 핸드폰 앨범을 보니, 혼돈의카오스 사이에 찍힌 사진이 있었다.
우리의 당시 상황을 이 사진 한 장이 잘 표현해 준 것 같다.
그래도 기차를 놓치지 않고 잘 탑승.
좌석 뒤쪽에 있는 짐칸에 캐리어를 넣어두고 자리도 잘 찾아 앉았으나 캐리어를 잃어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자꾸자꾸 가방을 확인하게 되었다.
내가 걱정한 가방은 잘 있다. 무탈하게.
하지만...기차가.......기차가...너무 느리다
우리는 오우렌세 (OURENSE)역에서 사리아로 가는 기차로 한번 갈아타야하는데...
오우렌세역에서 타는 기차 시간은 12시 3분인데......
지금 시간은 12시 8분 아직 우리는 차마르틴에서 탄 기차 안이다. 망이다 망.
안절부절 안절부절. 가만히 앉아있기 힘든 불안함.
시가는 자꾸만 흘러가고, 겨유겨우 도착.
오우렌세역에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지나서 내렸다.
일단 내려서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갔다.
잘은 모르지만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니 역무원 아저씨가 "싸~리~아~" 하고 크게 외쳤다.
어?! 사리아라고 했지?! 가보자가보자
아저씨의 안내를 받고 역 밖으로 나갔다.
그랬더니 어떤 버스 앞에서 또 다른 아저씨가 "싸~리~아~" 하고 외쳤다.
잘은 모르겠지만 저걸 타라는 건가보다.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거친생각과 불안한 눈빛-
친구와 둘이 사리아 가는거 맞겠지? 아니면 이렇게 납치되는건가?
우리 이런 에피 필요없는데라고 대화하면서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버스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한참 달리다 이름모를 역앞에서 내렸고, 또 다른 역무원 아저씨의 안내를 받아 아주 작은 2량짜리 기차를 탔다. 역무원이라고 생각했던 분은 사실 이 2량짜리 열차 기장님이셨다.
열차가 출발하고 휴- 하고 뭔가 안도하는 마음이 생겼다. 사리아까지 잘 데려다 주시겠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사리아역 도착.
우리 여행은 에피가 없으면 안되는 여행인가보다. 그토록 염원하던 사리아!!
막상 나가보니 사리아 역은 작고 귀여웠다.
드디어 도착했다 라는 안도감도 생기고, 긴장이 풀려서 인지 급격하게 피로감도 생겼다.
그래도 오긴 왔다!!
사리아 역에서 쭈욱 직진해서 우리가 미리 예약해 두었던 사설 알베르게로 향했다.
Rua Calvo Sotelo, 39, 27600 Sarria, Lugo, 스페인Rua Calvo Sotelo, 39, 27600 Sarria, Lugo, 스페인
이곳은 사리아역 초입에 있고, 1층 기념품샵에서 체크인을 하면된다.
엘레베이터가 있으나 엄청 좁아 두명이 짐을 들고 겨우 탔다.
이곳은 예전에 JTBC에서 방송한 같이걸을까 에서 god 멤버들이 묵었던 숙소다.
그래서 일부러 미리 예약을 하고 갔던 곳이기도 하다.
아침에 크로와상만 먹은탓에 배가 많이 고팠다.
그래서 일단 먹고 동네한바퀴 하자며 주변 식당을 탐색하다가 한 가게에 들어갔다.
보통 한국에서는 둘이 샐러드포함 3메뉴 거뜬히 해치우는 탓에
참치샐러드 하나, 햄버거 하나, 볼로네제 하나를 주문했으나 큰.......오산이었다.
스페인은 대식가의 나라다.
양이 보통이 아니다. 먹으면서도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큰일이다 하면서 먹었다. 다음부터는 무조건 하나를 줄여서 시키자고 다짐을 하면서 식사를 마쳤다.
공원 근처 빈공간에 그려져있던 그림
식사를 마치고 끄레덴시알을 살겸 동네한바퀴 산책길에 나섰다.
사리아에서 끄레덴시알(Credencial = 순례자 여권)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총 4곳으로 알려져있다.
1. 사리아역 -> 근무자가 없어서 구매 못함
2. 공립알베르게 -> 끄레덴시알이 없다고 하셔서 못 구함 좌절쓰.
3. 산타마리아 성당 Iglesia Santa Marina de Sarria -> 휴무일
4. 기념품샵 peregrinoteca.com -> 1인당 2유로 구입 성공!
Rúa Benigno Quiroga, 16Rúa Benigno Quiroga, 16, 27600 Sarria, Lugo, 스페인
우여곡절끝에 순례자여권을 구입하고 마음편히 동네한바퀴!
순례자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고 인증샷을 찍는 이곳은!!! 알고보니 음식점이었다.
당연히 우리도 인증샷을 찍었다!!
사리아는 순례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구간중에 산티아고까지 가는 가장 짧은 코스 (115km) 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순례길 주변으로 카페, 사립알베르게 음식점등이 많이 있었다.
그중에 단연 눈에 들어오는 상점은 예쁜 조가비가 있는 곳이다.
Rúa Maior, 65, 27600 Sarria, Lugo, 스페인Rúa Maior, 65, 27600 Sarria, Lugo, 스페인
사리아에 있는 산타 마리아 성당 (Iglesia de Santa María de Sarria)이다.
아쉽게도 우리가 도착한 날은 휴무(월요일)여서 성당안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다음번 순례때는 들려봐야지 하면서 다음 순례를 자연스럽게 예약한다.
사리아 언덕에 올라 마을도 내려다 보고, 기념사진도 찍고
비록 사리아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지만, 시간이 보내다 보니 진짜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절로났다.
내일부터는 진짜 순례길이구나~ 하는 설렘도 생기고-
6년동안 산티아고 앓이를 한 것이 조금 풀리려나 더 커지려나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산책을 마치고 알베르게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갔다.
디아 (Dia=하루, 날) 또는 메르카도스 (mercados=시장)라고 쓰여있는 곳을 이용하면된다.
스페인 디아는 체인점 마트인데 순례중 마을에서 과일이나 물 식사거리를 사는데 유용하게 이용된다.
우리는 간단하게 물 한병과 과자 하나 초콜렛 하나를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해가 정말 긴 스페인.
저녁8시 가되어도 밖이 훤해서 낮인지 밤인지 알길이 없었다.
사온 물을 끓여서 차를 타서 한잔씩 마시고, 순례길을 위해 쉬었다.
저 포트는 내 가 내려놓지 못하는 욕심중 하나였다. 하지만 챙겨가길 잘 했다고 생각 한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사용하지 못했던 슬픈에피가 있는 것만 빼고는...(두둥! 5일차 순례길 이야기 예고편~!!)
사실 우리는 사리아에 도착해 첫 스케줄로 우체국 방문을 계획했었다.
기차가 연착되는 바람에 3시까지만 운영하는 우체국을 방문하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계획에 없던 동키 서비스를 신청해야만했다. 그렇게 저 큰 짐들은 6일내내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게 된다.
체크인 상점에 가서 동키 서비스를 신청하고 택을 받아와 짐을 정리하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부디 이 짐을 잃어버리지 않고 무사히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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