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산티아고 / 사리아] 1일차 : 사리아 - 포르토마린 (21,92㎞)
    해외 2025. 2. 4. 12:40
     

    모찔라 둘!

    사리아에 늦게 도착한 탓에 우체국에서 짐을 발송하지 못했고,

    이제는 방법이 없겠다 싶어 동키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앞으로 5일동안 짐을 잃어버리지 않고

    보내고 받기를 반복해야하는 미션이 생겼다.

    이름과 연락처를 작성하고, 받는 도시와 알베르게 이름을 적고 택을 붙여서 프론트에 맡기면 끝.

    이 알베르게 같은 경우에는 그냥 가방을 방에 두라고 했다.

    김장비닐을 챙겨가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던 순간!

    김장비닐은 비행기 탈때 가방을 보호하거나, 이렇게 동키서비스로 보낼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방수차원엣도 굿굿!

    동키서비스의 요금은 개당 3유로 였다. 보통 사리아 이전에는 거리에 따라 5유로가 되는경우도 있다.

    부디 제발 내일 꼭 다음 알베르게에서 만나자! 바이바이~

    설레서 였을까 잠자리가 낯설어서 였을까.. 아니면 순례를 하겠다고 일찍 잠자리에 든 탓일까

    순례 첫날도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일찍 눈이 떠졌고,

    눈이 뜨자 누구랄 것도 없이 준비를 마치고 순례를 시작했다.

    우리의 첫 플레차아마리자~! 노란 화살표이다.

    너무 일찍부터 움직인 탓에 길이 어두워서 마을을 벗어나는 초입에서 몇분동안 길을 헤맸다.

    해가뜨기 전이라 그런지 조금 더 쌀쌀하게 느껴졌다.

    갈림길에서 우왕좌왕 길을 찾다가 함과 함께 핸드폰을 들여다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친구 함쓸이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우와 여기는 왜이렇게 추워" 라고 했다.

    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할까말까 하다가 너무 무서울거 같아 날이 밝으면 이야기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그러게 좀 춥네" 라고 답했다.

    어렵게 길을 찾아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이길이 맞나 아닌가 확신이 서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될 때즈음

    저멀리에 배낭을 맨 아저씨 두분을 만났다. 우와! 다행이다~! 이 길이 맞나봐~!!

    그렇게 만나는 사람들을 산티아고에서는 천사라고 불린다.

    안도와 함께 우리의 순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의 첫 휴식장소. 바르바델로 입구 초입에 있는 bar.

    음료와 간단한 샌드위치 같은 것들을 판매하고 알베르게도 함께 운영중인 곳이다.

    JTBC 같이걸을까에서 지오디가 잠시 쉬어가며 기념품을 샀던 곳이기도 하다. 순례길에 덕질 포인트가 있다는건 정말루 재미지고 힘이된다. 크크크

     

    우리도 산티아고 조가비와 뱃지를 구입했다. 지인 선물용도 함께.

    가방에 달고 다니면 얼마나 귀엽게요♥

    아직 아침식사 전인데 기념품과 콜라를 사들고 왔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콜라는 당을 충전하는 좋은 음료이다. 에너지 충전~

    평소 목이 따금거리는게 싫어서 탄산음료를 즐겨먹지 않는 나이지만, 산티아고에서 만큼은 예외이다.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산티아고 콜라는 더 맛도 좋다.

     

    이제 떠날때가 되었으니, 세요도 찍고, 다시 출발쓰~!!

     

    날이 밝으면서 노란화살표는 물론이고 산티아고의 상징물들이 잘 보인다.

    그리고 날이 밝아서 함쓸에게 아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했다.

    " 있잖아 함쓸- 아까 우리 길 처음에 헤메 고 그럴때 너가 갑자기 춥다고 했잖아"

    "응. 그때 좀 추웠지"

    "응 춥긴했는데 그게... 아까는 무서워서 말을 못했는데 사실 거기 바로 옆이 공동묘지 였는데....

    너가 하얀입김을 뿜으면서 춥다고 해서 너무 놀랐어, 알고 말한거야?"

    "아? 응? 워? 그런게 있었어?"

    "응...그래서 아까는 말못하고 날 밝아서 이야기하는거야ㅋㅋㅋ 아까 나 정말 무서웠어"

    껄껄껄 우리는 또 이렇게 에피를 하나 늘렸다.

     

    초록초록한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가는길에 만나는 호박이나 옥수수밭, 동물들이 정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스페인의 소와 호박이나 옥수수는 우리나라의 것과는 크기 차이가 어마어마 하다.

    점점더 100km 지점이 가까워지고, 배도 고프기 시작했다.

    마을입구에 들어서자 많은 순례자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바가 보였다.

    우리도 여기서 밥먹고 가자!!

    돌덩이 같은 바게뜨를 자르느라 한참 실랑이가 벌어졌고,

    우리 주변으로 날아드는 벌때문에, 난리법석인 식사를 했다.

    벌때문에 자꾸 일어났다 앉았다 난리법석이 떠니 주변에 있던 청년이 휘파람을 불면 벌이 날아간다고

    알려줬다. 효과가 있는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고 놀림당한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ㅋㅋㅋ

    어찌됐든 식사도 했고, 잠깐의 휴식도 좋았다.

    커피는 주문할때는 카페 콘 레체 앤 옐로 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마시는 라떼와 얼음잔을 같이 준다.

    leche (레체) = 우유

    hielo (이엘로/옐로) = 얼음

    naranja (나랑하) = 오렌지

    jugo de naranja (후고 데 나랑하) = 오렌지 주스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가장 많이 보는것, 나무 풀 하늘 구름.

    항상 빌딩숲 사이에서 지내다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 상태로 하루종일을 지내다 보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하늘을 안보고 살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고 초록초록 숲을 걷다보면 있던 비염도 다 사라지는 느낌.

    코가 뻥 뚫려서 아 내가 이제야 숨을 제대로 쉬고 있구나 하는 느낌들이 든다.

    어느덧 14km를 넘어 섰고, 100km 표석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혹시나 놓치고 못볼까 싶어 살짝 긴장하며 걷는데!!!

     

    행여 놓칠까 긴장할 필요가 없었다.

    100km 표지석 답게 순례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고,

    다른 표지석에 비해, 눈에 확~~~~들어올 수 밖에 없는 곳.

    우리도 기념사진을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 곳은 100km 기념 세요를 찍을 수 있는 곳이다.

    간단하게 먹을 과일들과 음료, 도장도 함께 놓여있고, 비용은 도네이션이다.

     

    확실히 프랑스길에는 한국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라면을 파는 곳을 종종 볼 수 있다.

    진 컵라면 이라니~~~!! 우리는 아직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됐으니 패쓰~~

    한참 걷다보니 비가 토독토독 떨어지기 시작했다.

    도착을 5분정도 앞두고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우비를 입을까말까 고민했다.

    조금더 걸어보자 하며 갔는데 마을 코앞에서 비가 주륵주륵 오기 시작했다.

    마을입구가 특이하게 되어있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저 계단을 올라가면 마을이 나온다. 급하게 비가 막 쏟아져 얼른 계단을 뛰어 올라갔고,

    돌담 안에서 좀 대기를 했더니 비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드디어 도착! 포르토마린~! 첫날 일정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바로 초입에 우리가 예약한 알베르게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 알베르게도 식당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체크인을 하고 숙소를 여기저기 둘러봤다.

    우리의 모찔라가 잘 도착했는지 찾기위해서!! 부디 제발 잘 도착했기를!!!

    찾았다! 조금 길이 복잡했던 건물인데 반층? 정도를 내려가니 세탁실이 있었고,

    그곳에서 조금더 직진해 나가니 우리의 가방이 무사히 도착해있었다.

    이게 이렇게나 반가울 일인가?! 다행이다 다행이야~~!!

    우리 말고도 동키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동키서비스 신뢰도가 +1 되었습니다!

    우리의 짐에는 다음에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동키서비스 새로운 봉투가 같이 묶여있었다.

    침대가 엄청 많았던 알베르게. 역시나 남녀공용었고, 우리는 문쪽 앞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

    리가 들어와 짐을 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때 점심을 먹을때 벌을 쫒으려면 휘파람을 불라고 알려줬던 친구들이 알베르게로 들어왔다. 올라~!

    이 넒은 곳을 우리넷 그리고 나중에 들어온 순례자 둘 이렇게 6명이서 사용을 했다.

     
     
     

    샤워를 하고 조금 쉬다가 포르토마린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식사를 어디서 할까 하고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결국 우리 알베르게 식당으로 고고!

    밖에 1/2 코스요리가 있다는 간판을 보고 저걸 먹자 하고 들어갔다.

    우리 분명... 하나만 덜 시키지고 했는데....ㅋㅋㅋ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지만, 의사소통 오류(?)로 거대한 저녁식사가 되었다.

    왜때문인지 계속 욕심을 부리게되는 식사. 기다 후식까지! ㅋㅋㅋ너무 배가 부르다.

    내일은 꼭 하나 덜 시켜먹자- 제발~~~!!

     
     

    포르토마린은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밥을 먹고 동네한바퀴 휘~ 돌며 다음날 어느길로 나가야 하는지도 확인해놓고,

    인스타 라방도 잠깐 하고, 근처에 있는 성당에 들러서 쎄요도 받고.

    비가 와서 잘 보지 못했던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가보기도 했다.

    저녁을 너무 많이 짜게 먹은 탓에 마트를 들러서 물도 한병 사왔다.

    우리가 저 높은 다리를 건너왔단 말인가?! 이렇게 보니 너무 무섭다~덜덜-

    첫째날 부터 약 22km 걷기.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무사하게 첫날을 마친 우리에게 토닥토닥 수고했다~!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는 않았지만 눕자마자 잠들어버린것 같은 느낌.

Designed by Tistory.